띠리링, 여느때와 다름없이 울리는 상담전화에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어설픈 내공인지, 전화기로 전달되는 첫 음성만으로 좋지 않은 느낌이란게 올 때가 있습니다.
병원의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지원이 필요한 안타까운 이른둥이의 사연을 알려오십니다.

아기는 27주 740g으로 태어나 이름조차 없습니다. 그 외의 정보도 거의 없습니다.
아기의 부모님은 출산 3일 후 병원에서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혼자 남은 아기는 버틸 힘이 없었나 봅니다. 그로부터 4일 후, 외로이 하늘로 갔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을 찾기 위해 경찰의 도움을 받았지만 역시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는 초기입원 중 사망한 이른둥이도 지원을 하고 있기에 
외롭게 하늘로 떠난 무명의 아기에게 지원을 결정하였습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떠나던 날 까지의 비용은 모두 해결한 거지요.
치료비를 지원받고 아기가 건강하게 일어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떠난 뒤 남겨진 부모님들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줄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아기의 시신은 지금까지도 병원의 시신보관소에 있습니다.
경찰로 넘겨진 사건은 검찰에서 행려자 시신처리 결정이 나고 경찰을 통해
다시 구청으로 내려오는 과정을 거쳐야

시신을 화장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절차가 이루어지는 기간은 6개월.

그동안 아기의 시신은 또 다시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오신다면, 아기의 시신은 기다림 없이 편안히 인도될 수 있습니다.
  
추운 이 겨울, 아기의 시신이 있는 곳은 더욱 차가운 공기가 흐르고 있겠지요 .
아기의 부모님은 출산비용도 납부하지 못하고 떠났기에 돌아오기가 더욱 어려울지 모릅니다.
혹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병원을 나설 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돌아와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우연히라도 아기의 부모님이 보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기를 위해 경제적 지원과 마음을 보낼 수는 있지만, 
마지막 인사만은 부모님이 함께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기의 부모님이 만약 이 글을 보실 수 있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부모님, 타인들은 알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사연을 아기는 이해했을 거예요.
홀로 하늘로 떠나야 했던 아기가 더 이상 차가운 곳에 홀로 남겨져 있지 않도록 돌아와주세요.
마지막 길이니, 조금만 용기내어 주세요."

연말 분위기 속에 분주한 요즘,

어딘가 혹은 가까운 곳에 분주한 순간에 더 잊혀지기 쉬운 힘겨운 이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제 막 태어난 생명, 이른둥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힘이 들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가의 부모님이 이 사연을 어디선가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께 알려주세요.

무명의 아기가 이제 마음 편히 하늘로 갈 수 있도록....

 
Luv용재오닐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김윤지 간사
'내 주위 고마운 사람들 행복을 빌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나...이해와 용서로 미움 없는 나, 사랑의 놀라운 힘을 믿어 갈 수 있는 나' (내가 바라는 나/이승환) 좋아하는 노래 가사처럼 살아가고 싶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